신림동 영풍문고 방문
단어 수집에 관심이 있고, 사람들이 말하는 패턴 분석하기를 즐기고, 말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언어 쪽에 남다른 관심과 나름의 재능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책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니에요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책에 아예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고
한창 어릴 때 문학 전집 60권짜리 책도 섭렵해나가고 특별히 좋아하고 관심있었던 책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어떤 세월의 풍파 때문인지 한동안 책과 거리두기를 했던 것 같아요
어떤 전환점이 있었던 건 아닌 것 같고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 케이스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일기쓰고 글쓰고 소설도 써봤던 기억이 있는 거 보면 신기합니다
일기도 꽤 오래 썼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하루의 흔적들이 스쳐지나가는 게 아쉬워서 하루하루 휴대폰 메모장에 디테일한 감정까지 모두 적어내려간 흔적들이 있어요
책을 좀더 심도있게 읽고 책을 활용해서 자기발전을 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가 가끔 듭니다
말과 글로 완성된 언어 체계로 멋지게 표현해내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또는 강의를 한다거나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어렸을 때 폐지를 수집하던 아빠가 어디에서든 책을 발견하면 집에 가지고 오셔서 거실에 던져놓으셨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아빠가 가지고 오시는 경우는 빈번했지만 장르는 랜덤으로 종류가 다양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아빠가 주시는 책을 거부감없이 선입견 갖지 않고 읽어나가다보니
이제는 어떤 장르의 책도 익숙하고 어렵지 않게 되었다고 해요
무엇보다 책 읽는 게 습관이 되어서 늘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의 내용을 가지고 나름의 평론도 하게 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 지인이 부러웠던 것 중 하나는, 강의를 시작하더니
어릴 때부터 읽었던 책의 다양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펼쳐놓는다는 거에요
돈으로 살 수 없는 지식들이 머리속에 내재되어 있으면서 필요할 때 적절하게 입 밖으로 나온다는 거죠
그 모습을 보는데 박수가 절로 터져나오고 감탄이 되는 거에요
저거다! 저렇게 했어야 돼! 지금이라도 해야 하고! 라는 생각이 번쩍 들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슬슬 책 관련 쪽으로 관심을 넓혀나가고 있는데, 최근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근처에서 서점을 가게 되었어요
서점을 간 건 우연이었지만, 넓고 광활한 곳에 많이 진열되어 있는 책을 보니 기분이 좋은 거 있죠
물론 처음 관심은 책이라기보다 액세서리, 소품들에 있었습니다
형형색색 알록달록 예쁜 색깔과 모양들이 황홀한 손짓을 하더라구요^^
마트나 쇼핑몰 매장을 가더라도 어느 한 곳에 멈추어있기보다 한 번 휘~ 둘러보는 습관이 있다보니
입장했던 중간 지점 말고 반대쪽 끝으로 가서 천천히 살펴보다보니 액세서리 쪽을 먼저 방문한 거였어요
그러고보면 서점은 진짜 오랫만에 방문한 것 같아요
서점은 책 관련 볼 일이 있지 않는 한, 단독 건물에 있는 서점인 경우 방문을 잘 하지 않을 텐데
신림동에 있는 영풍문고는 쇼핑몰 7층에 자리하고 있어서
쇼핑을 하다가 식당가에 가려고 하거나, 그 위에 있는 다른 매장을 방문하려고 지나는 길에
어렵지 않게 입장할 수 있어서 신림동에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자주 방문하는 것 같아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서 한 층 한 층 올라가다가 7층에 도착하면 그곳이 바로 영풍문고 입구이거든요
문을 열고 들어갈 필요도 없고, 입장 절차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에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서 한 걸음만 옮기면 그곳이 전체가 영풍문고입니다
7층 전체가 영풍문고인 만큼 물건은 종류별로 진짜 많고 책도 그 양이 어마어마 합니다
오랫만에 방문했거나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 아주 짧은 시간밖에 없다면 안타까울 것 같아요
한 번쯤 둘러보고 필요한 건 사기도 하면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싶거든요
실제로 팬시쪽에서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찾아보았는데 너무 많고 넓어서 원하는 내용을 못찾았어요
시간적 여유를 두고 찬찬히 살펴보아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어보이는 영풍문고에 평일 낮인데도 사람들이 정말 많았어요
그 중에는 진짜 책을 사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책의 동향을 파악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의 선물을 사기 위해 팬시 존을 방문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개인이 필요한 물건을 사려고 온 사람들도 있을 거에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영풍문고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모습은,
동네에 이런 대형 서점이 없는 1인에게는 굉장히 부러운 일이었어요
규모가 크면 클수록 없는 물건이 없을 확률이 높잖아요
그런데 지금 사는 곳 동네에는 작은 규모의 서점도 발견을 못했어요
역 쪽에 나가본다 해도 서점이 없을 것 같더라구요
요즘 종이로 된 책을 거의 안 본다는 통계가 무색할 정도로, 영풍문고에는 책을 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마 영풍문고의 문턱이 낮고, 쉽게 올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쇼핑몰 안에 있으니
한 번이라도 더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친구를 만나기로 하고 친구가 늦게 오는 경우에 그곳에 가서 책이나 팬시를 구경하면서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루한 줄 모르겠더라구요
실제로 그런 케이스이며, 친구가 도착했다고 연락 온 게 오히려 서운?할 정도로 영풍문고에서의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책도 신간, 베스트. 다양한 나라의 책들까지 종류가 진짜 많았는데 한 번이라도 둘러보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신림동은 자주 갈 수 있는 거리의 지역이 아닌데, 언제 또 오나 내심 안타까웠지만,
친구가 신림동에 있는 한 그 언젠가는 다시 가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쿨하게 그 자리를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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